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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생물학

유전자 발현의 조절 (Regulation of Gene Expression)과 돌연변이(Mutation)

by HooA 2024.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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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전자 발현의 조절

: 생명현상을 관찰하면 항상 일정하게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이 있는가 하면 특수한 조건에서만 일어나는 생리현상도 있다. 예를 들어 DNA나 RNA의 합성, 기초대사, 심장박동, 혈액의 흐름 등은 항상 일어나고 있는 반응이지만 소화작용이라든가 노화, 사춘기 때 일어나는 이차성징 등은 특수한 시점과 환경에서만 일어나는 반응들이다. 환경이나 조건에 상관없이 생명현상을 위해서 항상 발현되어야 하는 유전자를 기초발현 유전자(Housekeeping gene)라 부르고, 반면에 특수한 조건에서 발현되는 유전자를 유도 유전자(Inducible gene)라 이야기한다. 세포는 환경조건에 맞추어 유전자를 켜거나 또는 꺼뜨림으로써 발현 양상을 조절하고 있다. 이것은 세포라는 완벽한 생명의 단위체가 에너지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생산 및 소비 시스템을 구사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인 것이다.

< 출처 - bing, image creator >

2. 돌연변이

: 돌연변이는 DNA상의 염기가 변하는 것을 말한다. 이 변화는 때로는 단순히 염기 하나 정도가 변하는 차원일 수도 있지만 유전자 일부 또는 전체가 변형되거나 빠져 버릴 수도 있는 대규모 돌연변이를 포함하는 것이다. 게다가 돌연변이는 유전자 암호 암에서 일어남으로써 결과적으로 만들어지는 단백질의 기능을 상실하게 만들 수도 있고 어쩌면 유전자의 앞부분, 즉 프로모터나 오퍼레이터에서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결과가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이다.

 

돌연변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용어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유전형(Genotype)이라는 용어와 함께 표현형(Phenotype)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유전자의 명령체계가 곧 구조단백질을 만들어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비슷한 용어로 자연 상태에서 발견되는 생물체, 즉 한 집단에서 대부분의 생물체가 지니고 있는 모습을 야생형(Wild type)이라고 하는 반면, 돌연변이체를 Mutant라고 표현한다. 돌연변이란 유전물질에 물리적인 변화가 생기는 것으로 작게는 DNA 변화에서부터 크게는 염색체 변화까지 매우 다양하다.

 

돌연변이는 선천적 돌연변이와 후천적 돌연변이라는 두 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선천적 돌연변이는 부모에서 자식 세대로 유전되고 정자와 난자에서 발생하므로 세대 간(Hereditary) 또는 생식세포 선상(Germline) 돌연변이라 부르고, 일생동안 모든 세포에서 발생한다. 후천적 돌연변이(Acquired 또는 Somatic mutation)는 태양의 자외선 같은 환경적 영향에 의하거나 DNA 복제 과정의 실수로 인해 생길 수 있고, 이 돌연변이는 다음 세대로 유전되지 않는다. 

 

돌연변이는 아미노산을 암호화하는 유전자 부분에서, 전사를 조절하는 염기서열에서, 인트론에서, 인트론을 조절하는 부분에서 또는 단백질-암호화 유전자를 구분하는 고도로 반복된 염기서열 등에서 생길 수 있고 한 유전자의 여러 다른 부위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1) 돌연변이의 유형

: 돌연변이는 크기에 따라 하나의 염기가 변하는 DNA 수준의 변화에서부터 커다란 염색체의 변화로 생기는 염색체 차원의 돌연변이로 나누어질 수 있다. 염기 수준의 변화를 살펴보면, 첫 번째 점돌연변이(Point mutation)가 있는데 이것은 하나의 뉴클레오티드가 다른 것으로 치환(Substitution)되는 변화이다. 퓨린 염기(A, G)가 또 다른 퓨린 염기로 변하거나 피리미딘 염기(C, T)가 또 다른 피리미딘 염기로 변할 때 염기 전이(Transition)라 하고, 그 반대로 피리미딘 염기에서 퓨린 염기로 혹은 퓨린 염기에서 피리미딘 염기로 바뀌는 것을 염기전환(Transversion)이라 한다. 두 번째는 염기가 삽입(Insertion)되거나 결손(결신, Deletion)되는 경우이다. 세 번째로 경우에 따라서는 염기들이 결실된 다음 그것이 통째로 뒤집혀서 다시 삽입될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를 자리바꿈(역위, Inversion)이라 부른다.

 

① 침묵 돌연변이(Silent mutation)

: 침묵 돌연변이는 유전자가 변해도 아미노산의 변화가 없어서 결과에 아무 문제가 없을 때를 말한다. 세포의 작동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변화이고 표현형이 바뀌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침묵 돌연변이가 생길 수 있는 경우는 첫째 유전자 사이의 암호화되지 않는 DNA에 생기는 변화 때문이다. 이때는 유전자가 손상을 입지 않고 단백질도 변하지 않게 된다. 침묵 돌연변이의 또 다른 원인은 유전암호들이 퇴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② 과오 돌연변이(Missense mutation)

: 염기서열에서의 변화가 코돈을 바꿔 다른 아미노산으로 대체될 때 이를 과오 돌연변이라 한다. 이 돌연변이가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그 결과는 치환되는 아미노산의 위치와 특성에 따라서 매우 심각하거나 미미한 변화를 보이는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단백질이 정상적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3차 구조로 접혀 있어야 하는데 그 단백질의 중요한 활성부위와 구조를 이루는 아미노산에 생기는 돌연변이는 큰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이렇듯 중요한 구조의 아미노산이 화학적·물리적 특성이 완전히 다른 아미노산으로 대체되는 경우를 급진적 치환이라고 하며, 발린의 GUA 코돈이 글루탐산의 GAA로 변하는 경우로 이때 단백질 활성이 크게 손상된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전체적인 구조에 큰 변화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여러 위치의 아미노산은 상당히 변할 수 있다. 이 경우는 돌연변이라도 미미하고 그 활성도 거의 유지되기도 한다. 이렇듯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경우를 보존적 치환(Conservative substitution)이라고 한다. 

과오 돌연변이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염기 하나가 바뀌어 생기는 유전병인 낫적혈구빈혈(겸상적혈구빈혈증, Sickle cell anemia)이다. 정상적인 헤모글로빈의 베타 사슬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살펴보면 6번째 코돈이 CAC인 데 반해 낫적혈구빈혈은 CTC로 치환되어 6번째 아미노산인 글루탐산이 발린으로 바뀐 돌연변이가 생긴다. 

 

③ 정지 돌연변이(Nonsense mutation)

: 모든 코돈이 아미노산을 암호화하는 것은 아니고 UAA, UAG, UGA 코돈은 폴리펩티드사슬의 종결 신호 코돈이다. 돌연변이로 인해 염기가 정지 코돈으로 바뀌게 되어 단백질의 합성이 거기서 멈춰버리는 경우를 정지 돌연변이 또는 사슬 종결 돌연변이(Chain termination mutation)라고 한다. 보통 짧아진 폴리펩티드 사슬로 끝나기 때문에 제대로 접힌 단백질은 만들 수 없으며 이렇게 잘못 접힌 단백질은 다른 세포에 의해 제거되어 단백질이 전혀 존재하지 않게 되므로 정지 돌연변이는 대부분 치명적인 경우가 많다.

 

④ 틀이동돌연변이(Frameshift mutation)

: 3개의 염기그룹인 코돈이 해당 아미노산으로 해석되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다. 만약 하나 또는 두 개의 염기가 삽입되거나 결손되면 삽입 또는 결손된 지점 이하 모든 코돈의 해독틀이 변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단백질 서열이 완전히 달라지게 되는데 이를 틀이동돌연변이라고 한다. 이러한 돌연변이는 단백질의 기능을 완전히 파괴하게 된다. 그러나 코돈 단위인 세 염기가 삽입되거나 결손되면 하나의 아미노산이 더해지거나 빠지게 되므로 번역 틀은 보존될 수 있다.

 

⑤ 염색체 돌연변이

: 염색체에서도 구조적 이상이 생기면 돌연변이를 유발할 수 있다. 염색체의 일부가 제거된 결손(결실, Deletion), 염색체가 이중으로 반복된 경우 중복(Duplication), 결단 점을 기준으로 염색체 부위가 서로 거꾸로 배열되는 자리바꿈(역위, Inversion), 2개의 염색체가 서로 상호 교환되는 자리 옮김(전좌, Translocation) 등이 있으며, 마찬가지로 염색체 위치의 중요성에 따라 돌연변이의 정도가 달라지게 된다.

< 출처 - 임상분자생물학(정문각) >

2) 돌연변이의 원인

: 돌연변이는 자연발생적으로 생기는 자연 돌연변이(Spontaneous mutation)와 화학물질 또는 자외선 등 DNA에 손상을 주는 물질에 의해 야기되는 유도 돌연변이(Induced mutation)가 있다.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물질을 돌연변이원(Mutagen)이라 하고 가장 흔한 독성물질은 DNA와 반응하여 염기의 화학적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예를 들어, EMS(Ethylmethane sulfonate)는 분자생물학자들 사이에서 널리 사용되는 화학물질로 DNA 염기에 메틸기를 붙여 DNA 구조를 변화시키는 돌연변이원이고, 아질산(Nitrite)은 아미노기를 히드록실기로 교체하는 화학물질로 시토신을 우라실로 바꾸는 돌연변이원이다. 또 다른 종류의 화학적 돌연변이원으로 염기 유사체(Base analogue)가 있는데 염기 유사체란 핵산의 염기와 화학적 구조가 유사하지만 기능은 다른 것으로 대표적으로 브로모우라실(Bromouracil)을 들 수 있다. 브로모우라실은 티민과 유사하여 티민이 들어갈 자리에 잘못 끼어들어 가거나 또는 시토신과 비슷하여 구아닌과 쌍을 이루는 돌연변이를 유발하게 된다.

 

아크리딘 오렌지(Acridine orange)는 3개의 고리를 가진 염기쌍과 그 크기와 모양이 비슷한 물질로 DNA 염기쌍 사이에 끼어들어 돌연변이를 유도한다. 이를 개재(Intercalation)라 하는데, 이렇게 개재된 아크리딘 오렌지는 염기쌍의 삽입을 초래하여 단백질의 번역 틀을 이동시키게 된다. 그 외에 EtBr(Ethidium bromide)도 DNA 뼈대 여기저기에 마구 끼어 들어가 구조를 변형시키기 때문에 돌연변이 유발원이지만 자외선을 쪼이면 파란빛을 내므로 DNA를 맨눈으로 관찰하기 위해 염색하는데 이용된다.

 

여러 형태의 방사선도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고주파 전자기 방사선(자외선(UV), X선, 감마선)은 직접적으로 DNA에 손상을 준다. X선은 DNA 뼈대의 인산디에스테르 결합을 절단하며, UV는 서로 접하는 2개의 티민 염기를 서로 반응하게 하여 티민 이량체를 만든다. 이 경우 DNA 중합효소를 혼동하게 하여 새로운 가닥을 합성할 때 실수를 일으키게 하고, 이것이 만일 암유전자에서 일어나면 그 세포가 변하여 암세포가 될 수도 있다. 

 

3) 돌연변이의 결과(표현형)

- 첫 번째, 영양요구성돌연변이(Auxotroph)

: 어떤 영양분을 합성하는 특정한 유전자가 고장 나면 그 영양성분을 인위적으로 공급해 주어야 그 세포나 개체가 살아남을 수 있는 경우이다.

 

- 두 번째, 조건치사 돌연변이(Conditional-lethal mutation)

: 주어진 환경에 따라 그 생사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돌연변이이다.

 

- 세 번째, 지속적 발현 돌연변이(Constitutive mutation)

:  유전자 발현 조절 부분에서 문제가 생겨 그 유전자가 필요 없는데도 계속 발현되는 경우이다.

 

- 네 번째, 항생제 내성 돌연변이(Antibiotic-resistant mutation)

: 항생제에 더 강하게 내성을 보일 수 있는 경우이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유전자 발현의 조절과 유전자가 잘못 발현된 결과물인 돌연변이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실무에 이와 같은 내용이 도움이 될까요?

 

엄밀히 말하자면 저희 임상병리사가 하는 업무상 크게 영향을 끼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희는 검사하는 일이 주 업무지 판독을 하는 게 주 업무가 아닙니다. 그럼 판독은 누가할까요?

 

네 전문의들이 합니다. 

 

그럼 저희 임상병리사들은 저런 내용을 왜 알아야 할까요?

 

돌연변이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선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분석해 보아야 합니다.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검사를 우리는 Sequencing이라고 합니다. 임상병리사는 Sequencing 검사를 수행하는 사람으로서 검사 결과물이 나왔을 경우 이 결과물이 맞게 나온 건지 틀린 건지 정도는 알아야 하겠죠?!

그렇기 때문에 이와 같은 배경지식이 필요합니다. 

 

정리하자면 임상병리사로서 수행할 수 있는 검사인 Sequencing 검사를 수행하고 결과물을 확인하기 위해서 이전 포스팅부터 소개했던 유전자에 대한 내용들과 오늘 내용과 같은 돌연변이에 대한 내용까지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본인이 검사한 결과물에 대해 당당하게 레포트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와 같은 공부를 해야 하는 거죠.

 

다음은 본격적인 검사 기법들에 대해서 소개하는 포스팅으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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