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암호란 DNA와 RNA의 염기서열이다. 아미노산들이 유전암호에 의해 어떤 순서로 조합되어서 단백질을 만들어 나갈지가 결정되기 때문에 생명현상의 근본 코드인 셈이다. Translation은 mRNA의 염기서열을 기초로 하여 단백질을 합성해 가는 유전자 발현의 마지막 과정이다. 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1. 유전암호
: tRNA, rRNA의 도움을 받아 mRNA의 염기서열이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로 바뀌는 과정이 해석(번역, 해독, Translation)이다. 아미노산의 서열은 유전암호(Genetic code)의 순서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것을 우리는 유전암호 속에 들어 있는 정보가 단백질로 흐른다고 이야기한다.
단백질은 DNA나 RNA와 마찬가지로 단위체(Monomer)가 연결된 중합체(Polymer)이다. 단백질의 단위체는 아미노산이고 300~1000개 정도의 아미노산이 모인 것이 보통 단백질의 크기이다. 20종의 아미노산이 어떤 서열로 이어지는가가 단백질의 가장 중요한 기본 구조이다. 이러한 기본구조를 우리는 1차 구조라고 한다. 아미노산들의 결합은 펩티드 결합입니다. 이것은 대부분의 생물학적 결합이 그런 것처럼 물 한 분자가 빠져나가는 탈수합성반응(Dehydration synthesis)이다. 단백질은 결과적으로 N-말단과 C-말단의 방향성을 가지게 된다.
단백질의 1차 구조가 단순히 아미노산의 순차적인 연결이라면, 서로 다른 아미노산의 아미노기와 카르복실기 사이에 수소결합 때문에 생기는 나선형(α-helix) 또는 병풍구조(β-sheet)는 2차 구조이다. 병풍구조는 같은 단백질 안에서도 생길 수 있지만 두 개의 서로 다른 단백질 사이에서도 생길 수 있다. 이렇게 생긴 2차 구조는 다시 한번 이황화물 결합(Disulfide bond)에 의해 접히게 되는데 이때 황 결합은 두 개의 시스테인 사이에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단백질이 효소로서 기질과 작용할 수 있는 포켓 구조가 생기기 때문에 대부분의 단백질은 3차 구조로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소수성(Hydrophobic)의 비극성 아미노산들은 안쪽으로 치우치게 됨으로써 보호를 받게 된다.
DNA가 생명현상의 근본 물질인 이유는 바로 단백질 구조에 있다. 단백질의 1차 구조가 아미노산 서열인데 이것이 결정되면 2,3,4차 구조는 자동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단백질에 열을 가하거나 요소와 같은 변성 약품을 처리하였을 때 그 구조가 변하는 변성(Denaturation)과 다시 온도를 낮추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는 복원(Renaturation) 과정을 통해 관찰할 수 있다. 즉 1차 구조가 깨지지 않고 유지되는 한 2, 3, 4차 구조는 자동으로 복구될 수 있으며 이렇게 중요한 1차 구조는 바로 DNA에 들어 있는 유전암호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분자생물학의 가장 핵심적인 이론이다.
유전암호는 세 개의 뉴클레오티드가 단위이다. 이 단위를 트리플렛(Triplet code) 또는 코돈(Codon)이라고 한다. 유전암호의 서열은 곧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로 이어지기 때문에 유전자와 단백질의 방향성은 대단히 중요하다. 유전정보가 5'→3'으로 흐르기 때문에 아미노산 서열로 이에 맞추어 N-말단(N-terminal)에서 C-말단(C-terminal)으로 흐르게 된다. 물론 유전암호와 아미노산의 서열들은 순서적으로 완전히 일치하므로 중간에 교차되거나 건너뛰는 일이 전혀 없다.
각각의 유전암호는 세 개의 뉴클레오티드로 구성되므로 4종류(A, T, G, C)의 염기가 사용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계산하면 총 64개의 유전암호가 가능하게 된다. 아미노산은 실제로 20종류에 불과하기 때문에 64개의 유전암호라는 것은 양적으로 그만큼 남는다는 이야기다.
* 유전암호의 몇 가지 특징
- 첫 번째, 유전암호들이 퇴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퇴화의 의미는 유전암호가 64종류임에 비해 아미노산은 불과 20여 종이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 두 번째, 유전암호에도 시작과 끝이 있다는 것이다. 시작은 메티오닌의 AUG이며 끝에 해당하는 유전암호는 모두 세 종류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론상 새로 만들어지는 단백질은 항상 메티오닌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세포 안에서 발견되는 단백질들의 시작이 메티오닌이 아닐 수도 있다. 이것은 해석 후 변형과정(Post translational processing)에 의해 메티오닌이 제거되기 때문이다.
- 세 번째, DNA를 이 생물에서 다른 생물로 옮겨 형질을 바꾸어 주는 유전공학이 가능한 이유는 유전암호가 모든 생물에 공통이기 때문이다. 유전암호, 즉 어떤 코돈이 어떤 아미노산을 지정하고 있는가 하는 것까지도 동일하기 때문이다.
2. 해석(Translation)
: 유전암호가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로 바뀌기 위해서는 일종의 중간자(Adaptor)가 필요하다. 중간자란 유전암호에 따라 적합한 아미노산을 순서대로 옮겨올 수 있는 도구를 말하는데 이것이 바로 tRNA이다. tRNA의 안티코돈(Anticodon)은 mRNA의 코돈(Codon)을 읽어낼 수 있는데 코돈이 64종류인 만큼 tRNA도 이론상 64종류가 있어야 한다. 게다가 유전암호는 퇴화되어 있으므로, 그중 몇몇 tRNA는 안티코돈이 조금씩 다르더라도 같은 아미노산을 운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같은 아미노산을 운반할 수 있는 서로 다른 tRNA들을 이소 수용체(Isoacceptor)라고 부른다. tRNA를 표시하는 방법은 tRNA 오른쪽에 위첨자로, 운반하는 아미노산의 이름은 3글자 약어로 기재한다.
아미노산이 tRNA에 부착되는 과정을 아미노아실화 반응(Aminoacylation)이라 한다. 아미노산은 tRNA의 3' 끝 CCA에 가서 붙게 된다. 이때 아미노산의 카르복실기와 tRNA의 3' 끝의 OH기 사이에서 결합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아미노아실화 반응은 아미노아실 tRNA 합성효소(Aminoacyl tRNA synthetase)라는 효소에 의해 일어나는데 각 아미노산마다 고유의 합성효소가 있게 마련이다. 이 효소가 작용할 때는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때 ATP가 사용된다.
tRNA의 반대쪽에서는 안티코돈과 코돈 사이에서 반응이 일어난다. 이때의 반응은 3쌍의 뉴클레오티드 사이에 상보적인 수소결합 때문에 생기는 일시적인 이중나선 구조이다.
1) 개시
: 리보솜(Ribosome)은 세포 내에서 큰 단위체와 작은 단위체가 늘 붙어있지 않고 풀(Pool)을 이루어 존재하다가 mRNA가 나타나면 그때 서로 달라붙어서 온전한 형태를 이루게 된다. 단백질 합성을 위해 먼저 유전자의 제일 앞부분, 즉 천 번째 코돈인 AUG를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보솜의 rRNA가 mRNA를 스캐닝하다가 AUG 부분을 정확하게 알아차려야 한다. 대장균 같은 원핵세포의 유전자들 앞에는 AGGAGGU라고 하는 잘 보존된 공통 염기서열(Consensus sequence)이 있다. 이 염기서열은 Shine-Dalgarno 염기서열이라 불린다. Shine-Dalgarno 염기서열은 리보솜의 작은 단위체(30S)에 들어있는 rRNA의 염기서열과 상보적으로 일치하기 때문에 인식될 수 있다. 일단 30S가 이 부분을 인식하고 나면 유전자 쪽으로 이동하여 제일 가까운 AUG를 찾아낸 다음 그 자리에 위치하게 된다. 그러면 아미노산 메티오닌(Met)과 결합해 있는 tRNA가 이 자리에 찾아와 차례로 위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IF(Initiation factor)라는 효소가 관여하여 해석의 개시 과정을 도와준다고 믿어진다. 개시에 사용되는 에너지는 GTP이다. 진핵세포에서는 모든 AUG에 Met만이 그대로 사용된다.
2) 연장
: 단백질 합성은 동일한 반응의 연속적인 작업이다. 일단 개시가 이루어지면 큰 단위체가 그 위를 덮게 되고 리보솜 내부의 왼쪽에는 펩티드 자리(P 자리; Peptidyl site)가, 오른쪽에는 아미노아실 자리(A 자리; Aminoacyl site)가 열리게 된다. P 자리에는 Met을 달고 있는 tRNA가 들어와 있고, A 자리에는 두 번째 아미노산을 달고 들어오는 tRNA가 나란히 위치한다. 이렇게 되면 두 개의 아미노산 사이에 펩티드 전달효소(Peptidyl transferase)에 의해 펩티드 결합이 형성되게 되고 첫 번째 아미노산인 Met은 tRNA 디아실라아제(tRNA-deacylase)의 작용으로 tRNA로부터 떨어져 A 자리에 길게 연결이 된다. 그리고 리보솜은 3' 쪽으로 한 단계 이동함으로써 이제 A 자리가 P 자리가 되고 새로운 A 자리가 열리면서 코돈에 맞는 세 번째 아미노산이 들어오게 된다. 이때 사용되는 에너지는 GTP이다. 연장에 도움을 주는 효소는 EF(Elongation factor)이다. mRNA 하나에 여러 개의 리보솜이 동시에 달라붙어 있는 것이 관찰된다. 이렇게 여러 개의 리보솜이 달라붙은 모습을 폴리솜(Polysome)이라고 부른다.
3) 종결
: 연장을 계속해 나가다가 정지 코돈에 다다르게 되면 더 이상 A 자리에 위치할 tRNA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자리를 RF(Releasing factor)라 부르는 효소가 대신하게 되고 펩티드 결합이 일어나지 않아 폴리펩티드, tRNA, 리보솜 등 모든 것이 떨어져 나가게 된다.
오늘은 모든 생명체의 구성물인 단백질이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지를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말이 장황하게 길고 복잡하게 되어있지만 지난 포스팅에서 배워왔던 데로 정리해 보면
모든 생명체는 구성물인 단백질을 어떤 식으로 조합하여 만들어 낼지 설명서를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바로 DNA였죠?!
이 DNA라는 설명서를 토대로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을 끌어와서 순서대로 배열시켜 단백질들 착착착 만들어 나가는 겁니다. 이 설명서에 쓰인 대로 만들어진 단백질들은 저마다 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각기 다른 형태와 성질을 가지고 만들어지게 되고 이것들이 모여서 하나의 세포가 되고 세포가 또 분열과 생장을 하면서 하나의 개체가 되어가는 겁니다.
하나하나 되짚어가면서 개념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셨을까요?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점이 들어야 하는데 저희의 직업은 임상병리사입니다.
임상병리사는 과연 왜 이런 학문을 배웠어야 할까요? 먹고 사는데 이런 거 알아서 어디다 써먹을까요?
한번 고민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에 대한 답은 다음 포스팅으로 대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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