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전자 재조합이나 클로닝, 유전자의 구조 연구나 유전자의 발현조절 연구, 질병의 진단과 유전자 치료 등의 연구에 기본이 되는 유전자 조작 기술에는 DNA의 절단과 연결, DNA의 증폭이나 RNA의 합성 또는 인산기와 같은 작용기의 첨가와 제거가 매우 중요하다. 이들 중 가장 기본이 되는 유전자의 절단과 연결에는 제한효소(Restriction enzyme)와 리가아제(Ligase)가 필요하다.
1. 핵산분해효소
: 핵산분해효소(Nuclease)는 핵산 분자를 자르는 효소이다. 즉 이들 효소는 핵산의 뼈대를 이루는 인산디에스테르 결합(Phosphodiester bond)을 자름으로써 핵산을 분해한다. 여기에는 핵산말단분해효소(Exonuclease)와 핵산내부분해효소(Endonuclease)가 있으며, 핵산의 종류에 따라 DNA 분해효소(DNase)와 RNA 분해효소(RNase)가 있다.
1) DNA 말단분해효소
: DNA 말단분해효소에는 S1 뉴클리아제(Nuclease S1), Mung bean 뉴클리아제, 엑소뉴클리아제 Ⅲ, Bal 31 뉴클리아제 등이 있다.
① S1 뉴클리아제
: 단일 가닥의 DNA나 RNA를 분해하는 효소로, 이중가닥 cDNA의 합성 과정에서 생성되는 머리핀(Hair pin loop)구조를 없애는 데 이용되며, DNA-RNA 혼성체의 구조분석뿐만 아니라 제한효소로 절단된 DNA의 단일 가닥 점착성 말단을 이중가닥으로 만드는 데도 이용된다.
② Mung bean 뉴클리아제
: 단일 가닥 DNA의 5'-말단에 작용하여 하나의 뉴클레오티드 또는 올리고 뉴클레오티드로 분해하는 기능을 가진 효소이다. S1 뉴클리아제와 비슷한 촉매작용을 하는 효소이나 상대적으로 촉매작용이 더 약하다.
③ 엑소뉴클리아제 Ⅲ
: 이중가닥 DNA의 3'-말단으로부터 차례로 뉴클레오티드를 하나씩 제거하는 작용을 하는 효소이다. 이 효소는 선현의 이중나선 DNA 또는 틈을 가지고 있는 원형 DNA에 작용한다. 그러나 3'-돌출 말단을 가진 이중가닥 DNA나 단일 가닥 DNA에는 작용하지 못한다.
④ Bal 31 뉴클리아제
: 이중가닥 DNA 말단 부위를 일정한 길이로 자를 수 있으므로 프로모터 결손분석에 이용되며, 클로닝 하기 전에 필요 없는 DNA 말단을 제거하는 데도 이용된다.
2) DNA 내부 분해효소
: 핵산 내부의 인산디에스테르 결합을 절단하여 DNA를 분해하는 효소이다. DNase Ⅰ이 주로 이용되며, 많은 종류의 제한효소가 여기에 속한다. DNase Ⅰ은 단일 가닥 및 이중가닥 모두를 자를 수 있으며, in vitro 전사 반응 과정에 사용된 DNA 주형과 mRNA 분리 과정에서 오염된 DNA를 제거하는 데 이용된다.
3) RNA 분해효소
: RNase H, RNase A, RNase T1 등이 있다. RNase H는 DNA-RNA 혼성체(Hybrid)에서 RNA를 부분적으로 분해하는 RNA 내부분해효소이다. 박테리아나 진핵생물에서는 오카자키 절편으로부터 RNA 프라이머를 제거하는 데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유전공학 실험에서는 주로 cDNA 라이브러리 제작 과정 중 mRNA를 제거하기 위해 사용된다.
2. 제한효소
: 제한효소(Restriction enzyme)는 핵산내부분해효소의 일종이지만, 이중사슬 DNA 분자의 특정한 염기서열을 인식하여 그 부분이나 그 주변을 절단하는 것을 촉매하는 효소를 말한다. 대부분의 제한효소는 각각 인식 자리(Recognition site) 혹은 제한자리(Restriction site)라는 특수한 염기서열을 가진 위치에서 DNA를 절단한다. 원래 제한효소는 세균이 박테리오파지라는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으면 생산하는 효소로, 바이러스의 침입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세포에서 제한효소를 생성할 때 자신의 DNA를 절단하는 것을 막기 위해 메틸화 효소를 활성화시켜 자신의 DNA가 복제될 때 제한 자리에 있는 특정 염기에 메틸기를 첨가한다. 제한효소는 이 메틸기를 인식하고 그 부분을 절단하지 않는다. 이것을 메틸화(Methylation)라 한다.
제한효소는 소단위체(Subunit)의 구성 형태, 절단 위치, 절단 서열의 모양, 필요한 조효소 유무에 따라 Ⅰ형, Ⅱ형, Ⅲ형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Ⅰ형, Ⅲ형은 인식 자리와 제한 자리가 비특이적이므로 사용하지 않고, 실제 실험에서는 제한 자리가 특이적인 Ⅱ형 제한효소가 주로 사용된다. 제한효소마다 인식하는 염기서열의 개수도 차이가 있는데, 보통 4개, 6개, 8개의 염기서열을 인식한다. 수백 종류의 다양한 미생물로부터 분리된 제한효소는 각기 다른 인식 서열을 가지고 있고, 시험관에서 DNA 시료를 원하는 절편으로 자르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제한효소의 이름은 보통 발견된 세균의 속명, 종명, 균주 명 및 발견 순서에 따라 부른다.
3. DNA 리가아제
: DNA 리가아제(DNA ligase)는 DNA 복제(Replication) 시 오카자키 절편을 연결하는 효소이다. DNA의 3'-OH와 5'-PO4-를 인산디에스테르 결합(Phosphodiester bond)으로 연결시켜 주는 효소로, 제한효소로 절단된 DNA 절편들을 연결하거나 혼성화 연구에서 DNA probe의 표지나 벡터에 외래 DNA를 삽입시킬 때 사용된다. 리가아제는 에너지가 풍부한 인산 결합을 끊어서 생기는 에너지를 이용해 두 분자의 결합을 촉매하는데, DNA 리가아제는 크게 대장균(E.coli)의 리가아제와 T4 박테리오파지의 리가아제 두 종류가 있다. 대장균 리가아제는 점착성 말단(Sticky end)은 연결시킬 수 있으나 비점착성 말단(Blunt end)은 연결시키지 못한다. 반면 T4 박테리오파지의 리가아제는 점착성 말단과 비점착성 말단을 모두 연결시킬 수 있으므로 유전공학 실험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4. DNA 중합효소
: DNA 중합효소(DNA polymerase)는 DNA나 RNA를 주형으로 하여 새로운 DNA 가닥을 합성하는 효소이다. 이런 효소들은 주형으로 읽히는 DNA나 RNA 가닥을 따라서 디옥시리보뉴클레이티드(dNTP)의 합성을 촉매한다. DNA 중합효소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마그네슘 이온(Mg2+)과 같은 조효소가 필요하며, 대부분의 DNA 중합효소는 단일 가닥의 DNA에 결합하여 DNA 복제를 시작하는 단일 가닥의 프라이머(시발체, Primer)를 필요로 한다. DNA 중합효소는 중합효소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PCR)에 의한 DNA의 증폭, DNA 표지, 유전자 클로닝, DNA 염기서열 결정, 단일가닥 주형에서 이중가닥 DNA의 합성, 틈새 번역(Nick translation) 등에 이용된다.
1) DNA 중합효소Ⅰ
: 대장균으로부터 추출된 DNA 중합효소Ⅰ은 5'→3' DNA 중합 기능, 5'→3' 핵산 말단 분해 기능 및 3'→5' 핵산 말단 분해 기능을 가진 효소이다. 또한 RNase H 기능도 가지고 있으므로 DNA의 절단된 부분을 수리함과 동시에 기존의 가닥을 분해하고 새로 합성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따라서 틈새 번역에 의한 DNA 표지에 이용도며, 3'-돌출 말단을 가진 DNA 분자를 말단 표지할 때 이용한다.
2) 클레나우 절편
: 클레나우 절편은 DNA 중합효소Ⅰ이 가지고 있는 5'→3' 핵산 말단 분해 기능을 제거한 효소이다. 이 효소는 프라이머의 5'-말단의 분해를 막을 수 있으므로, Sanger 법에 의한 염기서열 결정법에 이용된다. 또한, cDNA 제작 과정에서 두 번째 가닥을 합성하는 데 이용한다.
3) T7 DNA 중합효소
: T7 DNA 중합효소는 파지 감염 중 T7 파지의 복제를 촉매하는 효소로서 DNA 중합효소Ⅰ과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다.
4) T4 DNA 중합효소
: T4 DNA 중합효소는 DNA 중합효소Ⅰ과는 달리 5'→3' 핵산 말단 분해 기능은 가지지 않는다.
5) Taq DNA 중합효소
: 중합효소연쇄반응(PCR)의 자동화를 가능하게 만들었던 내열성 중합효소의 발견은 1987년 일본의 Saiki 등이 Thermus aquaticus라는 뜨거운 온천에 서식하는 미생물에서 Taq polymerase라는 효소를 발견함으로써 이루어졌다. 이 효소는 72℃ 고온에서도 강한 활성을 갖고 있었으므로 DNA 중합효소Ⅰ 대신에 사용하게 되었다. Taq polymerase의 사용으로 PCR의 자동화가 가능하게 되었으며, 최근에는 유전공학적인 방법으로 이들 효소의 기능을 강화하여 민감도, 특이도 및 수율 등을 향상시켜 활용하고 있다.
6) 말단 디옥시뉴클레오티드 전달효소
: 말단 디옥시뉴클레오티드 전달효소(Terminal transferase)는 주형을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DNA 분자의 3'-말단에 하나 또는 그 이상의 디옥시뉴클레오티드(dNTP)를 첨가하므로 DNA 중합효소로 분류하기도 한다. 따라서 Terminal transferase는 DNA 이중나선의 3'-말단에 존재하는 -OH기에 뉴클레오티드를 첨가하는 기능을 가지므로, 벡터 DNA에 올리고-dA를 형성시키고, 삽입 DNA 절편에는 올리고-dT를 형성시켜 양자를 연결할 수 있도록 하거나, DNA 염기서열 결정법에서 방사성 동위원소를 표지하는 데도 사용된다.
5. 역전사효소
: mRNA로부터 DNA를 만들어낼 수 있는, 즉 중심설(Central dogma)의 역 과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특정한 바이러스의 효소가 발견되면서부터 이러한 반대 과정이 가능해지기 시작하였는데, 이러한 반대의 과정을 역전사(Reverse transcription)라고 한다. 역전사효소는 mRNA를 주형으로 DNA를 합성할 수 있는 효소로, 레트로바이러스가 특이적으로 가지고 있는 효소이다. 역전사효소를 사용하여 합성된 DNA를 상보적 DNA(Complementary DNA;cDNA)라고 한다. 이때 mRNA로부터 cDNA를 합성·증폭시키는 기술을 역전사-PCR(RT-PCR)이라고 부른다.
6. 단백질 분해효소
: 단백질 분해효소 K(Proteinase K)는 곰팡이로부터 유래한 효소로,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변성시킬 수 있으므로 세포용해액 DNase와 RNase를 빠르게 불활성화시킨다. 따라서 DNA와 RNA를 추출하는 데 이용한다.
< 출처 - 정문각; 임상분자생물학 >
오늘은 유전자조작을 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도구 중 효소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여러분은 효소를 왜 사용하는지 생각해 보신 적 있나요?
효소는 사실 임상화학 파트에서 자세히 다루는 부분입니다. 효소를 여러 방면에서 사용하는 이유를 쉽게 표현하자면
'가성비'가 좋은 물질이기 때문입니다.
효소는 다른 물질들의 반응과 달리 효소 자체의 양이 줄어들지는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효소와 반응하는 일정한 기질만 있다면 기질만큼만 추가적인 투입 없이 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체외(In vitro)에서 검사할 때 더할 나위 없이 가성비가 좋은 재료가 효소입니다.
일정량 채취된 검체의 검사가 완료될 때까지 여러 번 재료를 넣어줄 필요 없이 한 번만 투입하면 끝이기 때문에 여러 검사에서 아주 가성비 좋고, 유용하게 효소는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중에 분자검사에 있어서 필요한 효소들을 오늘 살펴보았고, 실제 현장에서는 다른 효소들보다 Taq polymerase나 Proteinase K(PK)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검사 Protocol 상에서 각각의 단계에 필요한 효소들이 사용되는데 핵산을 추출하는 단계에서는 PK, 핵산을 증폭시키기 위한 PCR에서는 Polymerase가 쓰이고 있습니다.
각 효소가 어떻게 쓰이는지 파악하고 있다면 검사 진행 중 오류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파악하는데 좀 더 수월할 것입니다.
오늘은 유전자 조작을 위한 도구 중 효소에 대해 살펴보았고, 다음 포스팅에서는 검사 과정에 필요한 도구들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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